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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서 키운 닭고기’로 만든 버거, 곧 식탁에… <조선경제 과학>

익명
2023.07.04 21:33 50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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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농림부가 지난 21일(현지 시각) 캘리포니아주 소재 닭고기 세포 배양육 생산 기업 2곳에 대해 생산과 판매를 허가했다. 배양육 생산·판매를 정부가 허가한 것은 싱가포르에 이어 미국이 세계 두 번째다. 이번 결정으로 당장 배양육이 미국인들의 식탁에 오르는 것은 아니다. 허가를 얻은 기업들은 판매를 목적으로 한 제품을 생산한 후 안정성 검사 등을 거쳐야 한다. 그럼에도 뉴욕타임스는 이에 대해 “정부는 결국 실험실에서 생산된 고기가 전국에서 판매되는 것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라며 “이번 결정은 공장식 사육 닭을 대체할 고기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기념비적인 사건”이라고 평했다.

연구실에 갇혀 있던 배양육이 점차 식탁에 가까워지고 있다. 싱가포르의 한 음식점에서는 이미 배양 닭고기를 재료로 삼은 음식이 판매 중이고, 세계 각국 스타트업이 배양육 시장에 뛰어든다. 국내에서도 기업들이 속속 배양육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실험실서 키운 고기, 식탁 위로

미국 농림부가 이번에 허가를 내준 것은 샌프란시스코 기반 스타트업 업사이드 푸즈(Upside Foods)와 굿 미트(Good meat)가 생산하는 닭고기 형태 배양육이다. 지난해 미 식품의약국(FDA)이 이들 제품에 대한 승인을 내린 이후 조치다. 앞으로 업사이드 푸즈는 샌프란시스코, 굿 미트는 워싱턴DC 소재 레스토랑에서 배양육 메뉴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배양육은 콩이나 곡물로 만든 식물성 대체육과 달리 동물의 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해 먹을 수 있는 형태로 만든 것이다. 실험실에서 세포를 키워 고기로 만들어낸다는 배양육의 개념이 나온 것은 2010년대 초반으로 이후 10여 년간 여러 기업이 배양육 생산에 도전하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하진 못하고 있었다. 올해 실제로 배양육을 먹어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 문을 열었다. 싱가포르의 식당 ‘허버스 비스트로’다. 이 식당은 미국 스타트업인 ‘잇 저스트’가 싱가포르 당국에서 판매 허가를 받은 닭고기 배양육을 활용한 샌드위치, 파스타 등을 선보인다.

◇최대 29조 시장으로 성장 전망

산업계에서는 배양육 시장의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배양육 시장은 2030년까지 최대 250억달러(약 29조2000억원 수준)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 배양육이 가공육·일반육 시장의 다양한 부분을 대체해 고성장을 이룰 경우를 가정했을 때다. 맥킨지는 배양육이 가공육 시장의 일부만 대체하거나(저성장), 가공육·일반육 시장의 일부만 대체하는(중성장) 경우를 가정해도 각각 50억달러, 200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고기 대체 어려워” 전망도

하지만 이런 산업계의 기대와 달리 과학계에서는 배양육의 상용화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8일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UC버클리 대체육 연구소 리카르도 샌 마틴 교수는 “배양육 생산 기업들이 주장하는 장점은 매우 강력하지만 과학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배양육과 관련된 논문들을 읽어봤다면 답은 명확하다. 배양육이 적당한 비용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가? 아니다. 배양육으로 세상을 구할 수 있나? 아니라는 것”이라고 했다. 배양육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대량생산을 통해 일반육을 대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닭고기 배양육을 판매하고 있는 잇 저스트의 생산 규모는 싱가포르에서 1주일에 2~3㎏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허버스 비스트로 한 곳에서 소비되는 규모는 1주에 4000~5000㎏에 달한다. BBC는 “배양 닭고기를 판매할 때마다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생산량을 비약적으로 늘려야 한다”며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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